패션을 좋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번쯤은 꼼데가르송(Comme des Garçons)을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브랜드를 깊게 알아가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플레이 꼼데가르송부터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 블랙 꼼데가르송까지 다양한 라인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하트 로고로 유명한 플레이 꼼데가르송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패션에 관심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이 진짜 이야기하는 꼼데가르송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꼼데가르송의 한 라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컬렉션을 찾아보고 실제 제품들을 접할수록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패션 업계에서 준야 와타나베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단순히 유명한 디자이너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꼼데가르송의 실험정신을 가장 현실적으로 구현하면서도 독자적인 세계관까지 구축한 디자이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패션 마니아들이 매 시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컬렉션 중 하나가 바로 준야 와타나베입니다.
꼼데가르송 안에서 가장 독자적인 색깔을 가진 라인
많은 사람들이 꼼데가르송을 하나의 브랜드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라인으로 구성된 거대한 패션 그룹에 가깝습니다. 플레이 꼼데가르송은 비교적 대중적인 캐주얼 라인이고,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는 보다 실험적인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입니다. 여기에 블랙 꼼데가르송과 꼼데가르송 셔츠 등 각각의 개성을 가진 라인들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준야 와타나베는 조금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창립자인 레이 가와쿠보의 철학을 기반으로 하지만 단순히 그 철학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준야 와타나베를 이야기할 때는 “꼼데가르송의 한 라인”이라기보다 하나의 독립적인 브랜드처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꼼데가르송 계열 브랜드를 살펴보다 보면 결국 준야 와타나베에서 가장 오래 머물게 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다른 라인들보다 실제로 입을 수 있는 옷이 많고,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유지되는 디자인이 많기 때문입니다.
준야 와타나베는 어떻게 꼼데가르송의 핵심 라인이 되었을까
준야 와타나베는 원래 꼼데가르송에서 패턴 제작과 디자인을 담당하며 경력을 쌓았습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건 컬렉션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빠르게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처음부터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실험을 시도했지만 준야 와타나베는 단순히 독특한 옷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입을 수 있는 수준까지 디자인을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지금의 준야 와타나베를 만든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도 현실에서 입지 못하면 결국 컬렉션 사진으로만 남게 됩니다. 하지만 준야 와타나베는 예술성과 실용성 사이의 균형을 굉장히 잘 맞추는 디자이너입니다.
준야 와타나베 컬렉션이 특별한 이유
워크웨어와 밀리터리를 새롭게 해석한다
준야 와타나베 컬렉션을 보다 보면 가장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워크웨어와 밀리터리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빈티지 스타일을 재현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기존의 워크웨어와 밀리터리 의류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데님 재킷이나 워크 재킷을 여러 원단으로 분해한 뒤 다시 조립하거나, 서로 다른 소재를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옷을 만들어냅니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계속 보다 보면 오히려 기존 디자인이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기능성과 실험정신이 공존한다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디자인에 집중하다 보면 실제 착용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준야 와타나베는 다릅니다. 고어텍스, 코듀라, 립스탑 같은 기능성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특유의 실험적인 디자인을 유지합니다. 실제로 컬렉션을 보다 보면 “이건 예술 작품인가, 옷인가?” 싶은 순간이 있는데 막상 제품 디테일을 살펴보면 굉장히 실용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준야 와타나베를 다른 디자이너들과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JUNYA WATANABE MAN은 왜 인기가 많을까
현재 가장 유명한 라인은 단연 JUNYA WATANABE MAN입니다. 남성복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컬렉션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라인입니다. 특히 워크웨어, 아웃도어, 밀리터리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패션을 오래 좋아한 사람일수록 JUNYA WATANABE MAN 컬렉션을 높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매 시즌 룩북을 챙겨보는데 재미있는 점은 유행을 따라가는 느낌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몇 년 뒤에 보면 “이 디자인이 이미 그때 나왔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준야 와타나베 협업이 항상 화제가 되는 이유
준야 와타나베는 패션 업계에서도 협업을 가장 잘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평가받습니다. 단순히 유명 브랜드의 이름을 빌려 화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협업 브랜드가 가진 역사와 정체성을 깊이 이해한 뒤 자신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준야 와타나베의 협업은 매 시즌 공개될 때마다 패션 마니아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하나의 컬렉션처럼 평가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아래의 네 브랜드와는 오랜 기간 꾸준히 협업을 이어오며 각 브랜드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매력을 끌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팬들이 준야 와타나베의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도 어떤 협업이 등장할지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협업 브랜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뉴발란스(New Balance)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협업은 뉴발란스와의 협업입니다. 뉴발란스가 가진 뛰어난 착화감과 편안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준야 와타나베 특유의 절제된 디자인과 소재 활용이 더해져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모델은 뉴발란스의 정규 라인업으로 출시되기 전, 준야 와타나베 컬렉션을 통해 먼저 공개되며 패션적인 해석이 더해진 형태로 선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일반 발매 모델에서는 보기 어려운 컬러웨이와 소재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 희소성이 높고, 스니커즈 마니아뿐만 아니라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리바이스(Levi’s)
데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대표적인 협업입니다. 준야 와타나베는 단순히 리바이스의 로고를 붙이거나 기존 제품을 그대로 활용하는 방식에 머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리바이스가 가진 전통적인 데님의 상징성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데 집중합니다.
특히 실제 데님 원단을 사용하는 것보다 오래된 리바이스 데님의 질감과 워싱을 디지털 프린트로 구현하거나, 린넨과 같은 전혀 다른 소재 위에 데님 이미지를 입혀 새로운 느낌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포켓의 위치를 과감하게 변경하거나 버튼과 패턴 구조를 변형하는 등 기존 리바이스의 익숙한 디자인 요소를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시도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 덕분에 리바이스 협업 제품은 단순한 협업을 넘어, 리바이스라는 브랜드를 준야 와타나베만의 시각으로 다시 해석한 하나의 컬렉션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칼하트(Carhartt)
워크웨어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칼하트와의 협업 역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칼하트가 오랜 시간 쌓아온 견고한 워크웨어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준야 와타나베 특유의 해체주의적 접근과 입체적인 패턴 설계가 더해져 전혀 다른 분위기의 제품으로 재탄생합니다.
특히 전통적인 워크 재킷이나 커버올, 팬츠와 같은 아이템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소재의 조합을 바꾸거나 실루엣을 변형하는 방식이 자주 사용됩니다. 덕분에 단순히 작업복을 패션 아이템으로 옮겨놓은 수준이 아니라, 워크웨어가 가진 기능성과 준야 와타나베의 실험정신이 자연스럽게 결합된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워크웨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칼하트의 헤리티지를, 패션 마니아들에게는 준야 와타나베만의 독창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협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아웃도어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더 노스페이스와의 협업 역시 꾸준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더 노스페이스가 강점을 가진 기능성 소재와 아웃도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준야 와타나베 특유의 디자인 감각을 더해 실용성과 패션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고어텍스(GORE-TEX)와 같은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아우터나 백팩, 다운 재킷 등이 자주 등장하며, 단순히 디자인만 강조한 패션 협업이 아니라 실제 아웃도어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준야 와타나베 특유의 절제된 컬러 구성과 독창적인 디테일이 더해지면서 일반적인 아웃도어 제품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더 노스페이스 협업은 패션과 기능성 사이의 균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준야 와타나베의 대표적인 협업 사례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됩니다.
처음 준야 와타나베를 구매한다면
많은 분들이 첫 구매로 재킷을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셔츠나 팬츠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유는 준야 와타나베 특유의 패턴과 실루엣을 가장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셔츠는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고 다양한 스타일링에 적용하기 쉽습니다. 또한 중고 시장도 활발하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상태 좋은 제품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무조건 비싼 제품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브랜드의 철학이 자신과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패션 마니아들이 결국 준야 와타나베로 돌아오는 이유
제가 생각하는 준야 와타나베의 가장 큰 매력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유행을 따라가는 브랜드는 몇 년 뒤 보면 촌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준야 와타나베는 다릅니다. 오히려 과거 컬렉션이 지금 다시 주목받는 경우도 많고, 중고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유지합니다. 그만큼 디자인 자체의 완성도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결국 패션을 오래 좋아할수록 로고보다 디자인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준야 와타나베라는 이름을 다시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준야 와타나베가 왜 꼼데가르송 안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꼼데가르송의 수많은 라인 중에서도 가장 균형이 뛰어난 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험적인 디자인과 높은 완성도, 그리고 실제 착용까지 고려한 실용성을 동시에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컬렉션을 꾸준히 보다 보면 왜 패션 업계와 패션 마니아들이 준야 와타나베를 높게 평가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트렌드를 소비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다시 찾게 되는 브랜드를 찾고 있다면, 준야 와타나베는 분명 한 번쯤 깊게 알아볼 가치가 있는 라인입니다.







